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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4

세상에서 가장 큰 집 건축: 권력의 상징 한겨레 신문의 건축 전문 기자인 구본준의 저서를 보면 건축과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겨냥해 쓰여진 책 같이 건축과 사회에 대해서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풀어서 저술한다. 전문적이지 않다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기 보다, 알기 쉽게 그리고 여러 문화 분야를 함께 설명해주어서 건축에 대해 보편적인 시각으로 저술하였다. 저자의 역시 건축에 담긴 ‘정신’을 이야기 하며 알기 쉽게 건축의 역사와 사회에서의 그 역할을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서현 건축가의 권력의 상징으로서의 건축에 대한 강의였다. 막연하게 참석했던 그 강의는 유명 건축가의 강의라는 생각이 앞서 무언가를 배워가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상당히 전문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건축가 서현.. 2020. 10. 26.
진심의 공간 데몰리션: 분쇄 그리고 성찰 건축을 읽으면 항상 영화가 떠오른다. 건물을 뜯어 하나하나 다 분해해보며 그 속에서 사유하고 관찰하며 무언가를 확립해 나가는 이 책은 먼저 영화 ‘데몰리션’을 떠올리게 하였다. 김현진 저자의 진심의 공간은 말 그대로 그녀가 말하는 공간과 사물에 대한 진심이다. 그녀의 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간간히 접해 왔다. 긴 글 보다는 짧은 대목에 가까운 글을 보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에 앞서 작가의 일기 형식의 글에 공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건축물에 대한 탐구보다 사물에 대해, 그리고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한 이 책은 너무 감성적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몇 번이고 앞섰다. 하지만 그녀가 사물과 공간을 이야기 할 때마다 무심코 지나쳐 왔던 나의 경험과 생각들이 먼저.. 2020. 10. 23.
건축가 서현의 세모난 집짓기 상상하다 그리고 타협하다. “건물을 지을 때는 항상 공사비 압박을 받는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건물을 지으려면 허가도 받아야 하고 건물 규모가 커지면 심의까지 통과해야 한다. 근엄하고 즐비하게 앉아 있는 심의 위원들은 때로는 합리적이지만 때로는 무신경하다. 그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건물은 도시에 설 수 없다.“ 첫 문단을 읽는 것만으로도 답답하다. 건축을 공부하지만, 그리고 건축을 예술의 한 분야로서 생각하고 싶지만, 책의 에필로그라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등장하는 글은 다소 부정적이다. 또한 그가 아파트와 주택에 대하여 비교해 쓴 글은 더욱이 현재의 건축물은 그저 도시적 구성물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파트를 묘사할 때 범죄 현장이라 표한 것도, 기능은 있으나 감정이 없는 주거라 표한 것도 말이.. 2020. 10. 21.
홍상수의 매커니즘을 통해 바라 본 형식의 억압 0. 문고리 항상 누르던 집 앞 현관 비밀번호가 갑자기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의도적으로 숫자를 기억해 내는 것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번호를 치던 손의 움직임만이 기억에 남았다. 그 번호가 무엇인지를 기억해 내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은 백지가 되었고 허공에 몇 번이고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짓을 시뮬레이션 해 본 뒤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나는 또한 문을 여는 순간에 펼쳐지는 낯선 공간에 대한 기대감 대신 남의 공간의 문고리를 부수었던 날을 가장 잘 기억한다.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호스텔에서 나는 두 번이나 문을 여는 방법을 몰라 부끄러웠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한 번은 호스텔 대문 앞에서 그리고 또 한 번은 호스텔 내 샤워실에서 문을 못 연 것을 넘어 문고리를 부수었던 경험이 있다. 갑작스럽게 열리지 .. 2020.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