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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CHECK!

데스바이아마존

by 강땡땡 2020. 12. 22.

데스 바이 아마존 이라는 말은 좀 생소하게 들린다. 이는 아마존의 성장으로 위기에 처한 상장 기업 종목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을 일컫는다. 책의 초반부 몇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아마존? 많이 성장했지." 이 정도였다. 그러나 아마존이 그리고 있는 미래와 그로 인해 변화 할 유통 업계들을 상상하니 여느 영화 속 SF 장면들이 곧 현실로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셀프 계산을 비롯한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 하나 완벽히 해내지 못하고 뒤로 가기를 누르며 버벅 거리는 나인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미래가 어둡고 가혹하기도 하다.

 

이 책은 온라인 매장에 대한 이야기를 첫 두로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패러다임(가상 현실을 이용한 상품 체험, 직원 없는 매장 등), 빅데이터를 이용한 상품 추천, 음성 인식을 통한 구매 그리고 변화하는 택배 산업까지 점차 기술의 홍수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필요에 의한 구매, 추천에 의한 구매까지 구매 자체의 행위는 우리의 선택에 의한 행동이라 자부해왔다. 하지만 결국엔 우리의 데이터를 제공해 준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우리 삶 속 깊숙이 침투해 모든 행동들을 제어하는 '기술'일 것이다. 이 기술이 도래한다면 (늦지 않은 시간에 도래할 것이다) 우리에겐 구매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보다 당연시 구매를 전제하고 우리의 행동 데이터가 잘 반영이 되었는가 안 되었는가의 문제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산다 안산다의 문제는 이제 구시대 산업 시스템 속 발상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의 행동 분석이 조금이라도 부족했거나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로 인해 구매에 실망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더 정확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조금 더 편리해지기 위한 길을 가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행동 데이터, 구매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고 기업들은 우리의 생각, 행동, 삶 깊숙이 침투하여 소비자를 길들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제공해주고 있는 개인 정보와도 같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인터넷 상의 형식적인 동의 절차 속에서 이런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또 다른 구매 패턴과 소비 욕구를 분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출발하여 곧 세계를 집어 삼키고 있는 것이 바로 아마존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더 편리 해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온라인에서부터 오프라인, 가상현실 그리고 드론까지 시작은 정말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삶 깊숙히 침투해 있는 과학 기술 속에 우리는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아마존이 그만큼 크게 성장했고 그 이름만큼이나 넓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예컨대 이 책의 일부 경제학 용어, 소프트웨어 용어 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아마존의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아마존이 대단한 기업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유통업의 미래 그리고 아마존이 바꿔 놓을 우리의 일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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